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그 가운데 흔적 없이 사라져가는 동물들의 외침
살쾡이 삼 형제, 엄마를 찾아 세상 밖으로 나오다
엄마를 잃어버린 살쾡이 삼 형제가 용기를 내어 엄마를 찾아 나섭니다. 평화로운 숲을 떠나 아스팔트 길 위로 조심조심 첫발을 내딛습니다. 처음 본 도시의 풍경은 낯설고 두렵지만 새롭고 신기한 일도 많습니다. 교문 앞 아이들을 마중 나온 엄마들을 지나 사람들이 먹는 생닭을 먹어보는 등 흥미진진한 일이 많지만,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피해 엄마를 찾아가는 길은 만만하지 않지요. 과연 살쾡이 삼 형제는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요?
살쾡이 삼 형제의 눈으로 바라본 낯선 도시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평범한 일상들이 동물들에게는 얼마나 위험천만한 곳인지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로드킬’을 주제로 그림책으로 만들다
로드킬은 동물이나 곤충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종류는 노루, 고라니, 살쾡이 등 야생동물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까지 다양합니다.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생태통로를 설치하거나 위험도로에는 아예 동물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설치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주요 도로에서는 수많은 동물이 죽어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동물들의 생존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금촌에서 파주출판단지까지의 길 위에서 길을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고 스케치로 기록하며 도로 위의 잔혹한 폭력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문제 제기에서 끝나지 않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합니다.
오늘도 여린 생명이 길을 건너다 먼지처럼 사라집니다.
이제는 자동차가 모든 길을 차지한 줄 아직 모르나 봅니다.
먼 옛날 탁 트인 벌판에서 먹이를 구하고, 짝을 찾고, 새끼를 기르며 바람과 친구하던 때로 아나 봅니다.
어쩌면 발을 묶는 땅을 떠나 자유로운 공중에 새로 태어나려 먼지로 흩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
외면하고 싶은 무거운 주제를 4년 동안 정성스러운 그림으로 완성하다
살쾡이 삼 형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저마다의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살아 있습니다. 그림책을 여러 번 볼 수 있는 즐거움이기도 하지요. 살쾡이가 물고 있는 옥색 공 또한 이야기 진행의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갖고 노는 공이 아니라 이야기의 진행을 주도하며 주인공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합니다. 살쾡이 삼 형제가 도시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옥색 공으로 대신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온전히 갖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불안전한 옥색 공을 중심으로 그림책을 다시 한 번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종미 작가가 《엄마 생각》을 그리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체 색감의 콘트라스트입니다. 자동차의 번쩍이는 광택, 회색 아스팔트의 차가운 질감, 엄마를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 속에 바라본 파란 하늘, 형형색색의 도시의 밤 풍경, 이 모든 아름다운 장면 속에 삼 형제가 엄마를 만나야 한다는 간절하고 애끓는 심정을 대변하듯 전체적인 색감을 정돈하되 강렬한 콘트라스트의 대비로 보여 줍니다. 점점 고조되는 색감 속에 엄마를 만날 수 있는 병원 장면으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를 향합니다.
과연 이야기의 결말을 어떻게 될까요?
골드메르 주식회사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사이트의 일체의 정보, 콘텐츠 및 UI등을 상업적 목적으로 전재, 전송, 스크래핑 등 무단 사용할 수 없습니다.
Copyright ⓒ 골드메르 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